본격적인 이야기 전에: 잠깐 배경부터

FiveM이라는 세계가 왜 특별했는지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제가 어떻게 이곳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 글의 첫 번째 파트는 기술적인 이야기보다는, 제가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어떻게 GTA와 RP, 그리고 모딩의 매력에 빠져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발자였다가, 플레이어가 되었다가… 다시 개발자로

이 서버를 만들기 전, 저는 오랜 시간 동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습니다. 웹사이트, 모바일 앱, 백엔드 시스템, 임베디드 장치, 그리고 간단한 2D 게임까지. 작은 팀에서도, 스타트업에서도, 혼자서도, 그리고 규모 있는 회사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환경은 매번 달랐지만, 흐름은 비슷했습니다. 계획하고, 만들고, 출시하고, 유지하고… 반복. 안정적이고, 성과도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그 안에서 “만들고 있다는 느낌”보단 “돌리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잠시 멈췄습니다. 뭔가 대단한 전환을 하려던 건 아니었고요. 그냥… 게임을 하고 싶었습니다.


다시 만난 GTA

어릴 적 참 재밌게 했던 게임이 GTA였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밤, 추억 삼아 유튜브에 GTA V 플레이 영상을 검색해봤습니다.

그리고 영상 하나를 눌렀는데— 이건 제가 기억하던 GTA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역할에 몰입해서 대화를 나누고, 스토리를 만들고, 마치 거기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너무 자연스럽고, 너무 재밌어 보여서 저는 이렇게 생각했죠. "와, GTA가 이렇게까지 진화했구나… 온라인도 생기고..."

그래서 바로 게임을 구매하고 접속했습니다. 그런데…


혼자 GTA 온라인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처음엔 영상에서 봤던 그 분위기를 기대하며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상호작용하지 않고, 그냥 각자 폭주하거나 점프하거나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뭔가 괴리감을 느꼈을 때쯤, 저는 채팅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저기 직업은 어디서 얻나요? 광산은 어디에 있죠?

답은 없었습니다. 저는 길가에 잠시 멈춰 앉아, “혹시 특정 시간대만 인생모드가 발동되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뛰어다니며 채팅을 하는 뉴비를 향해, 오프레서를 타고 누군가 날아왔습니다. 그는 제가 하는 말을 무시하며 따라오라고 하더니, 자신의 차고지를 보여주며 자기 자랑에 바빴습니다. 그리고 제가 옷을 사고 싶다고 하자 드디어 저를 옷가게로 데려가줬습니다.

당연히 게임에 들어와서 습격 하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은 부족했고, 돈 벌기 좋은 직업을 물어보니, 그 고인물은 저를 한 바퀴 돌고, 잠시 멈춰서 이렇게 채팅을 쳤습니다.

이건 인생모드 아니에요. 파이브엠이라는 건데 그거 다운받으셔야 해요.

되돌아보면 공중에서 돈을 뿌리고 다니는 그 사람은 아마 해커였을 겁니다. 근데 묘하게 친절했던, 튜토리얼 NPC 같은 존재였죠.


처음 접한 FiveM, 그리고 모딩이라는 세계

그날 밤, 저는 FiveM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게 이해됐습니다.

처음으로 진짜 FiveM RP 서버에 들어갔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이걸 플레이어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그곳은 그냥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 같았습니다.

누군가는 경찰이었고, 누군가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상한 짓만 하다가 체포되곤 했죠. 모든 게 계획된 것 같으면서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흘러갔습니다.

너무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이걸 계기로, 게임 모딩이라는 세계에 처음으로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전까진 모딩이라고 해봤자 초등학생 시절 해봤던 하프라이프 모드 정도였고, GTA나 다른 게임들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시작은 즐거웠고,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ESX라는 프레임워크부터 하나씩 배워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하나 시도해보고, 실수하면서도 흥미롭게 익혀가던 그 과정은 지금 생각해도 꽤나 짜릿했습니다.

그 시절엔 버그가 생기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다시 접속하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고, 어떤 시스템은 이유 없이 작동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리소스를 하나 껐다 켜면 살아나기도 했고, 콘솔창을 띄운 채 플레이하는 것도 일상이었습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 혼란스러움조차 즐겁게 받아들였던 시기였습니다.


남의 코드가 아니라, 내 방식대로

그렇게 저는, 다시 코드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걸 배우게 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굳이 남들이 만든 것만 붙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UI끼리 겹쳐서 클릭이 안 되거나, 기능들은 있는데 서로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애초에 붙어서는 안 될 것들이 억지로 얽혀 있는 구조를 자주 봤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이걸 처음부터 천천히… 제대로 만들면 어떨까?

그래서 저는 다시 플레이를 멈추고, 개발 툴을 켰습니다. 다시 만드는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