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이전 글에서는 제가 어떻게 GTA를 다시 켜게 되었고, FiveM이라는 세계를 알게 되었으며, 단순한 플레이어에서 직접 만드는 사람으로 전환하게 된 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단지 회고가 아니라, 지금의 개발 방식과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었습니다.

이제 그 연장선에서, 왜 우리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기로 했는지, 그리고 그 결정이 어떤 철학과 구조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작동하는 것과 살아남는 것

겉보기에 잘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도 내부 구조가 얽혀 있거나 확장성이 없다면 결국 무너집니다. 서버가 커질수록 단지 “돌아가는 것”은 한계를 드러내고, 유지보수나 확장에도 심각한 제약을 줍니다.

그래서 저희는 단순히 기능이 있다는 것보다, 그 기능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떻게 유지되며,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기능 하나를 도입할 때마다 전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하고, 실제로 테스트하며, 필요한 경우 내부 구조부터 다시 손을 봅니다.


‘FiveM의 한계’라는 말, 팀 클러치는 쉽게 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종종 “FiveM이라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문제는 플랫폼 자체가 아니라 제대로 이해되지 않은 구조, 암호화된 외부 리소스, 또는 덧댄 코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저희는 그런 방식 대신, 가능한 모든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고 만듭니다.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연동 구조를 직접 짜고, 필요하다면 처음부터 다시 만듭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겨도 핑계를 대지 않고, 직접 고칠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가 신중하게 나오는 이유

기능 하나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단순한 구현 이상의 고민과 검토가 담겨 있습니다.

  • 이 기능이 전체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까?

  • 예상치 못한 악용 가능성은 없을까?

  • 기존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는 이미 구현을 마친 기능이라도, 흐름에 맞지 않거나 몰입감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면 과감히 제외합니다. 수십 번의 시도와 검토를 반복하며, 일시적인 흥미보다 오래 살아남는 구조를 선택합니다.

이런 판단이 가능한 이유는, 시스템과 UI, 백엔드, 내부 툴, 디자인 방향까지 전반적인 구조가 하나의 머릿속에서 통합적으로 설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결과물도 흐름 있는 형태로 완성됩니다.

혼자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모든 시스템 간의 구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연결하는 데 있어 전달 과정 없이 설계와 구현을 바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전체 흐름을 한 번에 파악하고 조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물리적인 제약과 함께 여러 기능을 병렬로 빠르게 진행하기 어려운 한계도 분명 존재합니다.


모든 요소는 단순히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이 세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저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구조부터 단단하게 다져가며, 플레이어 여러분의 몰입을 해치지 않는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여러분이 이 서버에서 보낸 시간, 만든 캐릭터, 맺은 관계, 써내려간 이야기… 그 모든 것이 단순한 로그 몇 줄로 끝나지 않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언젠가 이 LAC가 훨씬 더 커지더라도, 여러분이 처음에 느꼈던 감정과 몰입이 그대로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저희는 빠른 길보다, 단단한 길을 택했습니다.

비록 개발은 제가 혼자서 담당하고 있지만, 팀 클러치의 막내이자 기능을 검토하고 실제로 테스트해주는 테스트 담당자, 그리고 모델링뿐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 설계와 확장을 함께 맡아주는 올라운더 제작자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집중도 높은 팀으로, 앞으로도 저희만의 방식으로 의미 있는 결과들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함께 기다려주시고, 지켜봐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