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veM 기반의 서버를 운영하다 보면 늘 마주하게 되는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RP의 자유로움RPG의 구조적인 시스템 사이에서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디서 선을 그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겉보기엔 둘 다 비슷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게임을 끌고 갑니다 — 하나는 사람의 상상력에 의존하고, 다른 하나는 설계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움직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이 둘을 조화롭게 엮어낼 수 있을까요?


RP: 시스템이 아닌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세계

Roleplay, 즉 RP는 많은 이들이 FiveM을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 플레이어가 되고 싶은 인물이 되어, 자기만의 이야기와 선택으로 세상을 채워나가는 자유.

RP에서 ‘강함’은 스탯이나 장비가 아닌, 영향력으로 결정됩니다. 얼마나 설득력 있게 말하는지, 얼마나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지, 얼마나 관계를 잘 맺는지가 핵심입니다. 즉, ‘이야기’로 움직이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RP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콘텐츠입니다. 그리고 이 구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 오래된 유저들이 주요 스토리를 독점하고,

  • 커뮤니티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중심이 되며,

  • 신규 유저는 아무리 RP를 잘해도 이야기의 중심에 끼기 어려운 구조.

  • 결국 ‘강한 사람’은 캐릭터가 아닌 실제 유저 본인이 되어버립니다.

이럴 경우, RP는 더 이상 ‘게임’이 아닌 사교 공간으로 변질되고, 몰입감도 서서히 깨지게 됩니다.


RPG: 세계를 설계하는 시스템

RPG 요소가 등장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Role-Playing Game은 캐릭터의 행동, 능력, 성장이 게임 안의 시스템을 통해 검증되도록 만듭니다. 말뿐인 ‘강함’이 아니라, 직접 행동하고 결과를 만들어야 진짜 실력이 되는 구조죠.

예를 들면,

  • 무서운 조폭이 되고 싶다면, 직접 무기를 만들고, 소재를 모으고, 훈련을 거쳐야 합니다.

  • 부자가 되고 싶다면, 실제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죠.

  • 레어 차량이나 장비가 필요하다면, 단순한 ‘지인 찬스’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직접 노력해서 획득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게임은 훨씬 더 공정하고 깊이 있는 세계가 됩니다. 힘, 돈, 영향력 모두 게임 안에서 만들어진 결과가 되기 때문에, RP 자체도 훨씬 몰입감 있고 의미가 생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메타 플레이를 견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단순히 "내가 강하다"고 RP한다고 해서 그게 통하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실제 능력과 상태가 시스템으로 검증되기 때문입니다.


RP와 RPG의 충돌 —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현실감

RPG 요소는 전통적인 RP 흐름을 거스를 때도 있습니다.

  • 가짜 권위를 무력화시키고,

  • 겉치레 말보다는 실제 행동과 결과를 중시하게 만들며,

  • 누군가의 RP가 실제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선, 시스템 내에서 노력한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누군가는 이걸 자유의 제한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현실을 닮은 RP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RPG는 RP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RP를 '살릴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진짜 몰입은 ‘정말 그럴싸한 세계’ 위에서 시작되니까요.


우리가 추구하는 건, 결과가 따라오는 RP

LAC가 꿈꾸는 건 단순한 MMORPG가 아닙니다. 우리는 현실처럼 결과가 따라오는 RP, 즉 ‘선택과 노력에 책임이 따르는 세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 무서운 존재가 되고 싶다면, 그만큼 노력하세요.

  • 존경받고 싶다면, 뭔가를 이루세요.

  • 부자가 되고 싶다면, 위험을 감수하세요.

  • 누군가의 리더가 되고 싶다면, 진짜 실력을 보여주세요.

이 세계에서 ‘강함’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스토리에는 진정성이 담깁니다.


말은 쉽지만, 현실은 어렵습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좋은 말이네" 싶을 수 있습니다. RP와 RPG의 균형을 잡고, 시스템으로 몰입을 보조하고, 공정한 구조를 만든다는 건 그럴싸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구현하는 건 매우 어렵고 복잡한 일입니다.

저희도 아직 실험 중입니다. 시도하고, 깨지고, 다시 만들고,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시스템은 성공하지만, 어떤 건 실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습니다: 이 어려운 걸 시도해보는 서버는 거의 없습니다.

저희는 이 도전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게임 방식, 새로운 몰입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진심으로 믿습니다. 플레이어의 노력과 선택이 결과로 이어지는 세계가 진짜 RP의 진화라는 것을.


마무리하며

RP와 RPG의 균형을 잡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딘가 — 그 미묘한 경계 위 — 우리는 서 있습니다.

자유도 중요하고, 구조도 중요합니다. 이야기도 중요하고, 시스템도 중요합니다.

LAC는 그 모든 것 사이에서 가장 살아있는 게임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신규 유저든 베테랑이든 상관없이 모두가 스스로의 자리와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도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