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러치게이밍 대표 SY입니다.

LAC를 처음 열었던 날로부터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평소에는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에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크게 의식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1주년’이라는 말을 앞에 두고 글을 쓰려니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일들보다, 오히려 LAC를 시작하기 전의 제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LAC를 시작했던 이유

LAC를 시작하기 전에는 오랫동안 직장인으로서 제 나름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좋은 환경에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계속 익숙한 길을 걸어가는 것보다, 언젠가는 제 손으로 처음부터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많이 걱정했습니다.

그냥 잠시 지친 것 아니냐며 쉬어보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굳이 안정적인 길을 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필요가 있겠냐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성공 가능성보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기준으로 선택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좋아했던 FiveM과 모딩을 선택했고, 제가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LAC를 시작했습니다.

오픈 0일차 공무원 사전교육 당일
오픈 0일차 공무원 사전교육 당일

첫 번째 1년

처음부터 지금의 LAC를 모두 그리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은 정말 많았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다만 실제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은, 무언가를 만드는 것과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것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개발만 할 때는 제가 만족할 때까지 만들면 됐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만들면 되고, 준비가 부족하면 조금 더 준비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라이브 서버에서는 제가 내린 결정 하나가 누군가의 실제 하루가 됩니다.

저에게는 코드 몇 줄과 숫자 하나일 수 있는 것이, 서버에 올라가는 순간 누군가에게는 퇴근 후 어렵게 만든 몇 시간의 경험이 됩니다.

제가 수치를 하나 잘못 잡으면 누군가는 몇 시간을 더 써야 하고, 불편한 시스템 하나를 만들면 누군가는 그날 LAC를 하면서 계속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반대로 저희에게는 별것 아니었던 작은 개선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오늘도 LAC에 들어오고 싶은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그 사실의 무게를 지금만큼 알지 못했습니다.

'좋은 것을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콘텐츠가 생각보다 조용히 지나가는 것도 보았고,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작은 무언가를 여러분이 저희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즐기는 것도 보았습니다.

전우회 등산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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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난입한 원시인 집단
결혼식에 난입한 원시인 집단

만드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과 사용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항상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저는 개발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지만, 제가 만든 것에 다른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더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시간은 다시 돌려드릴 수 없는 것이니까요.

여러분이 LAC에서 보내는 시간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지금은 그것이 라이브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제가 가장 잊지 않으려고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선택과 책임

지난 1년 동안 가장 어려웠던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선택'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매일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LAC를 운영하다 보면 지금 당장 여러분이 원하는 것과 제가 생각하는 LAC의 장기적인 방향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오늘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선택과, 몇 달 혹은 몇 년 뒤에도 LAC가 더 좋은 게임으로 남기 위해 필요한 선택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당장의 만족을 위해 미래를 포기해서도 안 되지만, 미래만 바라보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의 재미를 희생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로 쓰면 단순하지만 실제로 그 사이에서 답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좋지 않은 반응을 보면서도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판단했던 적도 있었고, 제가 맞다고 생각했던 것을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바꾼 적도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한 결정이었기에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의견도 있었습니다.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 속상했던 순간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운영을 하면서 하나씩 배웠습니다.

듣기 싫은 이야기와 틀린 이야기는 같은 것이 아니었고, 제가 오래 고민했다는 사실이 제 판단이 옳다는 증거가 되어주지도 않았습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많은 사람이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항상 LAC에 좋은 선택이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제가 해야 하는 일은 모든 의견을 그대로 들어주는 것도, 제가 정한 방향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 동안 항상 좋은 선택만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빨리 인정했어야 했던 것도 있고, 조금 더 오래 지켰어야 했던 것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 경험이 쌓인다고 해서 이 일이 완전히 쉬워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아마 LAC를 운영하는 동안 계속 풀어가야 할 숙제일 것 같습니다.

다만 선택하는 것이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그 선택의 무게까지 가볍게 여기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모르는 LAC

지난 1년 동안 누구보다 LAC를 오래 보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모르는 LAC가 정말 많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LAC를 '만드는 사람'으로 보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문제를 고치고, 다음 업데이트를 준비하다 보니 라이브 서버를 바라보는 데에는 자연스럽게 다른 눈과 귀를 많이 빌려왔습니다.

현장에서 매일 유저분들과 마주하는 GM분들이 전해주는 이야기, 가끔씩 찾아보는 여러분의 방송, 그리고 어떤 콘텐츠를 몇 명이 이용하는지,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지난 1년 동안 저에게 LAC를 바라보는 눈과 귀가 되어주었습니다.

덕분에 직접 그 자리에 있지 않아도 도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도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됐습니다.

데이터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보여줄 수 있어도, 그 순간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왜 웃었는지는 알려주지 못합니다.

GM분들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도, 누군가가 친구들과 별것 아닌 일을 하며 보낸 평범한 밤까지 모두 전해 들을 수는 없습니다.

방송을 통해 여러분의 모습을 볼 때도 있지만, 그것 역시 이 도시에서 매일 만들어지는 수많은 이야기 중 아주 작은 일부일 겁니다.

제가 그렇게 개발 화면을 보고 있는 동안에도 라이브 서버에서는 제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하루들이 계속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처음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사고 싶었던 것을 사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일을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새로운 직업을 시작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사람들을 모아 저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벌이고 있었을 겁니다.

가끔 여러분이 직접 준비하고 진행하는 유저 이벤트를 볼 때면 이 사실을 가장 크게 느낍니다.

저희가 만들어 놓은 장소와 몇 가지 시스템에서 시작했을 뿐인데,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고, 사람을 모으고, 다른 사람들이 거기에 참여하고, 계획에도 없던 일이 벌어지면서 그날만의 이야기가 생깁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럴 때면 LAC가 저희가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정말 하나의 도시처럼 느껴집니다.

저희는 직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차량을 만들 수도 있고, 건물을 만들 수도 있고, 새로운 콘텐츠와 시스템을 계속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누가 누구를 만나게 될지는 만들 수 없습니다.

누구와 친구가 되고, 누구와 싸우고, 무엇 때문에 웃게 되고, 어떤 하루를 몇 달이 지나서도 기억하게 될지는 저희가 정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과 도구를 만드는 것까지입니다.

그 안을 채운 것은 여러분이었습니다.

엘탄소년단 마지막 공연
엘탄소년단 마지막 공연
이벤트를 위해 모인 여러분
이벤트를 위해 모인 여러분

가끔 생각하면 아직도 신기합니다.

제가 늦은 시간 사무실에서 LAC의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동안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각자의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잠든 뒤에도 도시는 계속 움직이고, 제가 모르는 만남과 사건과 이야기가 생깁니다.

처음에는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LAC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전부 알 수도, 전부 만들 수도 없는 무언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게 LAC가 지난 1년 동안 얻은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LAC에서, 여러분의 LAC로

처음 LAC를 시작했을 때는 제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어떤 게임이어야 하는지, 무엇이 재미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그 답을 제가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LAC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은 제가 해야 할 중요한 책임입니다.

하지만 1년 전과 지금의 차이가 있다면, 이제는 그 결정을 할 때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곳에 써주신 시간이 있습니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있고, 각자가 만들어온 캐릭터가 있고, 관계가 있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LAC는 가끔 접속하는 게임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일 밤 친구들을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힘들었던 하루를 잊고 몇 시간 웃을 수 있었던 곳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생각보다 오래 기억하게 될 사람을 만난 곳일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이야기를 제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LAC는 더 이상 저 혼자 만들고 싶은 것만 생각해서 운영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작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여러분도 함께 쌓아온 곳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처음보다 훨씬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합니다.

두 번째 해

첫 번째 1년을 돌아보면서 저 스스로 바꾸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두 번째 해에는 저도 조금 더 자주 개발 화면 밖으로 나가, 라이브 서버 안에서 여러분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갑자기 여러분과 함께 매일 직업을 뛰고 도시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기대하시면 조금 곤란할지도 모릅니다.

아마 서버 안에서도 저는 여전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여러분을 바라보고 있을 때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어디에 모이는지, 어떤 식으로 하루를 보내는지, 저희가 만들어 놓은 것들을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순간뿐만 아니라 별일 없이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장난치고, 각자의 하루를 보내는 모습도 조금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어쩌면 그런 평범한 순간들이 제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놓치고 있었던 LAC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만든 LAC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살아가고 있는 LAC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혹시 서버 안에서 저를 발견하신다면 편하게 인사 한번 해주세요.

저도 반갑게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 만들어주신 분들에게

LAC의 첫날부터 함께해 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중간에 잠시 떠났다가 다시 찾아주신 분들도 계시고, 최근에 처음 LAC를 시작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언제부터 함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몇천 시간을 플레이하셨든, 이제 막 첫날을 보내고 계시든, 여러분이 LAC에서 보낸 시간 중 단 하나의 순간이라도 언젠가 떠올렸을 때 웃을 수 있는 기억으로 남는다면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것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저와 함께 LAC를 만들어온 클러치게이밍 팀원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고민하고 열심히 임해주었기에 지금의 LAC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LAC에 들어와 시간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좋았던 것을 좋다고 이야기해 주신 분들도, 부족한 것을 부족하다고 이야기해 주신 분들도, 친구에게 LAC를 소개해 주신 분들도, 직접 이벤트를 열고 사람들을 모아주신 분들도, 각자의 캐릭터와 관계와 이야기를 만들어 이 도시의 일부가 되어주신 분들도 모두 LAC의 첫 번째 1년을 함께 만들어주신 분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기 위해 LAC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여러분이 내일도 다시 들어오고 싶은 LAC를 만들고 싶습니다.

1년 뒤 다시 이 글을 쓰게 될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이야기와 좋은 기억이 쌓여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때는 저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이 알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LAC의 첫 번째 1년을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클러치게이밍 대표 SY